[MPEG] 전세계 3D 오디오 전문가들이 하노버에서 '번개'를 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본 블로그(여기)에서도 소개한 것과 같이, 현재 MPEG에서는 MPEG-H 3D Audio라는 표준 제정이 한참입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CO (Channel + Object) 라는 진영의 코덱과 HOA (High Order Ambisonics) 라는 진영의 코덱으로 서로 호환되지 않는 다른 두 코덱을 표준화하고 있었는데요. 최근인 107차 MPEG 미팅 (2014년 1월, 산호세 개최)에서 둘을 합치자는 얘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표준화 일정이 급박하여 제목과 같이 이번에 하노버에서 번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팅 회기 중간에 AhG Meeting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제가 MPEG참가한 2005년 이례로 오디오에서는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네요..)

(지루한 공방전이 있을 때 회의장에서 한장 찍었습니다)

약 20명이 참석한 번개인데, 참석자들의 회사 면면을 보면, 

• Technicolor (일반인들에겐 생소한데, 프랑스의 가전명가 Thomson(톰슨)이 깡통사업들을 
• 철수하고 R&D 중심으로 남긴 회사의 새이름이고, MP3 등 원조 MPEG 표준 명가이기도 합니다. Thomson-Deutsche 라는 독일 법인이 있는데, 하노버의 회의장소를 제공한 곳이기도 합니다. 앞선 글에서 소개드린대로 3D Audio CO 부)
• Fraunhofer IIS (자주 언급되는 MPEG 오디오 코덱의 종주기업입니다. 독일 Erlangen 소재 국가 연구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CES 등 각종 전시회에도 참석해서 그들의 기술을 홍보하는 잘나가는 회사입니다)
• Philips (네델란드 가전명가이고 (지금은 아니지만), 역시 톰슨과 같이 원조 MPEG 명가이면서 여전히 표준화 활동은 열심인 회사입니다)
• Orange (France Telecom의 새이름이죠, 원년멤버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MPEG의 준명가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상이 과거 명가의 후손들이고, 

• 삼성 (미국법인에서 참석), 
• Qualcomm (두말하면 잔소리인 표준 IPR 창출 전문기업), 
• Huawei (중국의 무서운 표준전문가 블랙홀, 요즘은 독일법인에서 참석), 
• ETRI (한국의 프라운호퍼?!!)
• 가 신흥 강호쯤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 Swissaudec이라는 스위스의 작은회사(30명규모)와 함께 
• WILUS (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 우리회사)에서 

이역만리까지 1박2일 번개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렇게 CO와 HOA를 합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행간의 의미를 제나름(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결코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대로 추정하자면...
현재 방송표준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이자 가장 큰 전쟁터(?)이기도 한 북미의 방송표준 ATSC에서 차세대 방송인 UHDTV 표준 제정 논의가 한참인데 이곳에 가면, 지금 논의하고 있는 MPEG-H 3D Audio와 Dolby에서 제안하는 AC-4, 그리고 DTS사가 제안하는 DTS-UHD라는 3개의 후보 코덱이 출사표를 던지고 선정 작업을 한참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곳의 터줏대감 Dolby나 DTS가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이고 과거 성적이 좋기 때문에 주로 유럽에 기반을 둔 MPEG진영에서 힘모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CO진영의 프라운호퍼 입장에서는 HOA진영의 Technicolor, Orange, Qualcomm이 한팀이 되면 ATSC 싸움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회의 분위기는 합쳐진 구조에서 애초부터 큰 이견이 없었던 것들은 별 이상없이 통과되고, 애초부터 이견이 있던 것들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토론만 열심히 했다고 할까요? 특히 첨예한 부분에 대해서는 독일군(FhG, Technicolor)과 프랑스-네델란드연합군(Orange, Philips)가 싸우는 묘한 2차대전 양상을 띄기도... 

(저녁이 되면 모두 좋은 친구들이 됩니다)

회의는 오늘까지 양일(2014년 2월10-11일)간 진행되고, 저는 둘쨋날 점심까지만 참석하고 바로 고향 복귀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AhG 미팅)의 결론이든 결론이 아니든 논의된 내용은 다음 MPEG회의 (108차, 3월말에 스페인 Valencia 예정)에 AhG Report라는 형태로 상정되고, 최종 승인을 받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또 옆에서 지켜보게된 표준이기에 이쁜 모습으로 최종 표준이 완성되길 바라구요.. 

하노버에서 sleepless 오현오/genioho